우리는 왜 감정의 노예로 사는 걸까? 행복해지고 싶다면 나를 옥죄는 감정의 사슬을 풀어야 한다.
때로 부적정인 감정으로 인해 힘이 든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님을 확신을 가진다. 모든 인간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다. 하지만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런 지식은 스스로 습득하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 감정에 압도당하거나 무력하게 내맡겨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감정이 마치 내키는 대로 왔다가 가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곧잘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또한 자연스럽게 자신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미친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으로 말미암아 파트너나 주변 사람들에게 과민반응을 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 감정이 어떻게 생겨나는 건가요?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나요?" 오랫동안 이런 질문을 받다 보니 각자 스스로 감정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안서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지행동치료 전문가인 우리는 생각을 통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용기를 주고 싶다. 부정적이고 주눅 들게 하는 감정으로부터 벗어나 좋은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당신 안에 이미 내재하여 있다. 그 열쇠는 바로 생각이다. 이 열쇠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이 글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우리는 만족감이나 정신적 평화가 돈과 성공, 외모 같은 외적인 것으로부터 온다고 배웠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배웠으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을 하고 나면 죄책감을 느끼도록 훈련받았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평가하도록 배웠기 때문에 거기서 자신이 좀 뒤처지는 것 같으면 열등감을 느끼거나 스스로를 가치 없는 사람으로 여겼다.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규범이나 도덕적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고 나면 스스로를 꾸짖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맡은 일은 언제나 잘 해내야 한다고 교육받았으며, 타인에게 감정적으로 상처를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슴에 아로새겼다. 부모를 억누르거나 폭발시키는 것을 배웠으며, 자신의 기분은 흘러가는 대로 맡겨두는 것으로 알았다. 그리하여 우리의 정신상태는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종속되었다.
감정의 선택권은 나 자신에게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로부터 배운 것들이 전혀 맞지 않는다면 어쩔 텐가? 우리를 기르고 가르친 사람들이 틀린 것을 가르쳤다면?
사실은 나 스스로 내 기분을 좌우할 수 있다면?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꼭두각시처럼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조종당하지 않아도 된다.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감정의 지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느끼고 싶은 대로 느낄 수 있다.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감정들로 행동의 제약을 받지 않고, 능력을 마음껏 펼치게 되며, 동시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이나 특정 상황 때문에 자신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고 탓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속된 삶과 자유로운 삶 중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삶을 선택하겠는가? 두려움, 걱정, 분노, 죄책감 점철된 삶을 선택하겠는가?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다.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과 습관을 떨쳐 버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기존에 우리가 학습해 온 것을 수정해야 한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습득했던 몇 가지 것들은 잊어버리고, 지금까지 스스로 옳다고 여겼던 몇몇 시각 및 생각과도 결별해야 한다. 한마디로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느낀다.
우선 다른 사람들이나 상황에 따라 우리의 감정이 휘둘리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너 때문에 걱정돼." "너 때문에 슬퍼." "너 때문에 화가 나." "그것 때문에 심란해." "그것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 일이 날 콕콕 찔러." 자신과 자신의 감정에 대해 책임진다는 것은 좋고 싫은 감정들을 만드는 장본인이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를 굳이 말로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내가 나를 걱정시켜." "내가 나를 슬프게 해." "내가 나를 화나게 해." "내가 나를 심란하게 해.""내가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해." "내가 나를 콕콕 찔러."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어떻게 내가 나를 두렵고, 슬프고, 화나게 할 수 있어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감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벌써 2천 년 전에 스토아학파는 일이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사람의 생각이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고 가르쳤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느낀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일에 대한 우리의 전적으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다. 같은 일을 두고 사람마다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렇게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반응은 타고난 기질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닌가요?" 아니다. 아무도 소심하고 걸핏하면 화를 잘 내는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의 반응은 많은 부분이 유년 시절에 배운 것들이다. 기대했던 것과 사뭇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을 보고 의아했던 적이 많았을 것이다. '정말 이해가 안 돼.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라거나 반대로 '정말 이해가 안 돼. 사소한 일에 어쩌면 저렇게 흥분하지'라고 말이다. 즉, 당신 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완전히 다르게 반응할 거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같은 일에 그토록 다르게 반응하는 것은 어찌 된 일일까? 그것은 사람마다 상황을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 특정 상황은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사소하지 않은, 즉 커다란 의미를 갖는 것일 수도 있다. 그는 당신과 다르게 생각하기에,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행동한다. 생각과 감정 사이의 이런 연관을 감정의 ABC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적정 감정을 다스리는 설명서(2) (0) | 2024.06.10 |
---|